최근 지어진 다세대 등 주택을 보면 창문에 역삼각형 모양의 붉은색 스티커가 창문마다 붙어있는 것을 쉽게 찾아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화재 발생 시 소방관이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해주는 창문으로 '소방관 진입 창'이라고 부릅니다. 2019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러한 창문의 설치기준이 없었고, 수 차례의 화재현장에서 소방관이 진입하지 못하여 안타까운 생명들이 많이 희생되었습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고자, 2019년 「건축법」을 개정하여 '소방관 진입 창'을 2층 이상, 11층 이하의 건축물에는 필수적으로 설치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소방관 진입 창의 설치 대상과 기준 등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방관 진입 창 설치 목적
소방관 진입 창은 건축법 제49조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2019년 4월 23일 개정되었습니다. 개정이유는 '건축물에서 화재 발생 시 대규모 피해를 방지하고 효율적인 인명구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소방관 진입 창을 설치하고, 외부에서 주·야간 식별이 가능한 표시를 의무적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한다.'였습니다. 건축법이 건축물 재실자의 안전을 위해서 점차 그 범위 및 규정하는 내용을 세분화하고 다각화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2019년 4월 23일부터 2층 이상 11층 이하의 건축물은 소방관이 진입할 수 있는 창을 설치하고 외부에서 주야간에 식별할 수 있는 표시를 하도록 제정되었습니다.
「건축법」 제49조(건축물의 피난시설 및 용도제한 등)
③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은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소방관이 진입할 수 있는 창을 설치하고, 외부에서 주야간에 식별할 수 있는 표시를 하여야 한다. <신설 2019. 4. 23.>
소방관 진입 창 설치 대상
소방관 진입 창의 설치 대상은 2층 이상 11층 이하의 건축물입니다. 1층은 곧바로 소방관의 진입이 가능하고 11층 이상의 경우는 소방관 진입을 위한 사다리차 높이 등의 제한이 있고, 31m 이상의 건축물(약 10층 이상)의 경우에는 소방용 구조활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비상용 승강기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제외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두 가지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소방관 진입 창을 설치하지 않아도 됩니다. 첫 번째, 대피공간을 설치한 아파트입니다. 대피공간이 있을 경우, 소방관이 직접 실내에 진입하지 않아도 화재 시 재실자는 대피공간으로 대피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소방관이 대피공간으로만 접근하여 구조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비상용 승강기를 설치한 아파트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비상용 승강기는 화재 시 구조활동에 이용될 수 있는 승강기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비상용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에는 외부에서 1층에서 비상용 승강기를 타고 건물 내부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소방관 진입을 위해 설치하는 소방관 진입 창의 설치에서 예외를 두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두 가지 조건 이외의 모든 건축물은 용도에 상관없이 무조건 소방관 진입 창을 설치하여야 합니다.
「건축법 시행령」 제51조(거실의 채광 등)
④ 법 제49조 제3항에 따라 건축물의 11층 이하의 층에는 소방관이 진입할 수 있는 창을 설치하고, 외부에서 주야간에 식별할 수 있는 표시를 해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아파트는 제외한다.
1. 제46조 제4항 및 제5항에 따라 대피공간 등을 설치한 아파트
2.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15조 제2항에 따라 비상용 승강기를 설치한 아파트
소방관 진입 창 설치 세부 기준 - 개수, 위치, 크기, 재료 등
소방관 진입 창은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설치 개수, 위치, 크기 등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선, 첫째, 2층 이상 11층 이하인 층에는 각각 1개소 이상 설치해야 하며, 만약 건축물의 길이가 길어서 소방관 진입 창의 중심선에서 한쪽 벽면 끝까지의 수평거리가 40m 이상이 된다면 40m 이내마다 소방관 진입 창을 추가로 설치하여야 합니다. 둘째, 창의 위치는 배치상 소방차 진입로 또는 소방차 진입이 가능한 공터에 면해있어야 합니다. 셋째, 창문의 가운데에 지름 20cm 이상의 역삼각형 표시를 해야 합니다. 이 역삼각형 표시는 야간에도 알아볼 수 있도록 빛 반사 기능이 있어야 합니다. 넷째, 창문의 한쪽 모서리에는 타격지점을 지름 3cm 이상의 원형으로 표시해야 합니다. 다섯째, 창문의 크기는 소방관 진입이 원활할 수 있도록 폭 90cm 이상, 높이 1.2m 이상이어야 합니다. 또한, 실내 바닥면으로부터 창 아랫부분까지의 높이는 80cm 이내로 하여 실내로 하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유리의 종류 또한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리가 잘 깨지지 않으면 소방관 진입이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세 가지 종류의 유리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 세 가지는 ①플로트 판 유리로서 그 두께가 6mm 이하인 것, ② 강화유리 또는 배 강도 유리로서 그 두께가 5mm 이하인 것, ③ 위 두 가지 유리이면서 이중 유리로 그 두께가 24mm 이하인 것입니다. 즉 단층 유리나 이중 유리까지 가능한 것입니다.
타 기준과의 충돌 - 건축물 에너지 절약 설계기준
위에서 소방관 진입 창의 유리는 24mm 이하의 이중 유리까지 가능한 것으로 설명하였습니다. 그런데, 건축물 에너지 절약 설계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24mm 이하의 이중 유리 이상의 유리를 사용해야 합니다. 즉 두 법이 상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법 제정 이후 현재까지는 소방관 진입 창을 단열 구간이 아닌 계단실 등 공용공간에 설치하거나, 다용도실을 비 난방 구간으로 계획하여 설치하거나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법의 상충되는 사항을 곧 해소하기 위해 그 기준을 제정하였습니다. 2022년 7월 29일부터 시행된 「건축물의 에너지 절약 설계기준」에 따르면, 소방관 진입 창은 단열 조치를 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사항에 포함되었습니다. 단열 조건을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안 해도 된다는 규정에 조금 의아한 감이 있기는 하지만, 우선 법적으로 상충되는 사항이 없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건축물의 에너지 절약 설계기준」 국토교통부 고시 제2022-52호 (2022.7.29. 시행)
제2장 에너지 절약 설계에 관한 기준
제1절 건축부문 설계기준
제6조(건축부문의 의무사항) 제2조에 따른 열손실 방지 조치 대상 건축물의 건축주와 설계자 등은 다음 각 호에서 정하는 건축부문의 설계기준을 따라야 한다.
1. 단열 조치 일반사항
가. 외기에 직접 또는 간접 면하는 거실의 각 부위에는 제2조에 따라 건축물의 열손실 방지 조치를 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부위에 대해서는 그러하지 아니할 수 있다.
7) 「건축법」제49조 제3항에 따른 소방관 진입 창(단, 「건축물의 피난ㆍ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제18조의 2 제1호를 만족하는 최소 설치 개소로 한정한다.)
여기에서 '최소 설치 개소'에 대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벽면 길이가 60m인 경우는 60/40 = 1.5 이므로, 소방관 진입 창을 최대 2개까지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설치 개소를 한정한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너무 많은 소방관 진입 창으로 단열 성능이 저하될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추가적으로, 보통은 소방관 진입 창은 그 규격을 맞추기 위해서 고정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 창 또는 미서기 창으로 설치해야 할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요, 프로젝트 창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미서기 창의 경우는 난간 설치에 관해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난간은 1.2m 이상으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소방관 진입 창은 바닥 마감에서 80cm 이내에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개폐가 가능한 난간을 설치할 수 있는데요, 개폐 가능 난간에 대해서는 법 등 지침에서 규정하는 바가 없기 때문에 인허가권자와 설치 인정여부를 사전에 협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